탄수화물의 오해와 진실

 

 

                                           

 

 

비만의 주범, 대사증후군의 주범, 시승전 탄수화물은 유죄? 법정에 선 탄수화물을 변호하기 위해 종합병원 내과 전문의, 비만 클리닉 한의사, 안티에이징 클리닉 가정의학과 전문의 등 증인들이 나섰습니다.

 


 


 


 


 

 

'저탄고지' 다이어트가 대한민국을 강타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영국 정부가 '연구&논문 중 유리한 결과만 취사 선택한 위험한 다이어트'라 비난한 방법인 데다 국내 대한비반학회를 포함한 5개 전문학술단체는 '국민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나친 고지방 식이를 하면 포화 지방섭취가 늘 수밖에 없습니다. 혈액 내에 나쁜 지방의 양이 늘어나면 심혈관계 질환이 우려되는건 사실입니다. 게다가 산화적 스트레스 반응이 늘어나 몸속 염증 반응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지방의누명'도 오해하면 안됩니다. 지방이 다이어트에 좋다는 게 아니고 '비만의 주범은 아니다'로 이해해야 합니다. 방송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례자들이 먹는 음식량 자체가 적습니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지방을 많이 먹어도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고 이해하면 곤란합니다.

 

지방의 무죄를 밝힌 것은 좋으나 이 때문에 대신 누명을 쓴 탄수화물입니다. 여간 억울한 것이 아닙니다. 탄수화물이라고 모두 다 같은 탄수화물이 아닙니다. 감자, 쌀 같은 소화성 탄수화물도 있지만 비소화성인 채소도 탄수화물입니다. 다이어트를 할 때는 늘 도마에 오르는 것은 전자인데 이 역시 우리 몸에 직접적인 에너지원이라 일정량 정도는 반드시 섭취해야 주어야 합니다. 문제는 과섭취를 할 경우 몸이 잉여분을 지방으로 바꿔 저장하면서 시작됩니다. 필요한 만큼의 당분만 공급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살이찌지 않습니다.

 

 

 

 

탄수화물을 오랫동안 섭취하지 않으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뇌는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기관인데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제한할 경우 저혈당 증상, 피로감, 신경과민, 불면증 등이 올 수 있습니다. 과도한 운동 후 근육통이 왔을 때 몸을 회복시켜주는 것도 당분입니다.

 

탄수화물은 가장 효과적인 에너지원입니다. 부족하면 다른 영양소가 형태를 달리해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러면 힘이 낭비됩니다. 단백질은 대사성 기능과 손상으로부터 세포를 보호하고 몸을 구성해야 하는데 다른 용도로 돌려 사용해버리고 나면 몸이 상하게 됩니다.

 

물론 포도당을 좋아하는 뇌도 당이 부족하면 지방을 사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지방은 산화를 위해 미토 콘드리아로 직접 들어가 케톤이라는 대사 물질로 바뀝니다.


 


 


 


 

 

케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면 신장에 부담을 주고 신체 향상성 유지가 힘들어집니다. 원래 케톤 다이어트, 즉 고지방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는 체중감량이 아니라 간질, 치매 등의 신경성 질환이나 당뇨병을 예방하고 개선하기 위한 식이요법입니다. 

 

환자 중에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을 하고 나서 피부 트러블이 생기고 혈당관리가 잘 안되는 케이스가 종종 발견되고 있다고 하니다. 당뇨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혈당을 안정시키는 것인데 변동 폭이 커지니 위험할 수도 있다는 의견입니다.

인슐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포만과 섭식에 관련된 호로몬 분비도 영향을 받습니다. 탄수화물을 더 많이 섭취하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입니다. 실제로 마라톤 선수들이 이러한 리바운드 현상을 이용해 탄수화물을 몸에 축적 시킵니다. 대회 15일 전, 처음 ~10일은 단백질만 섭취하고 이후 5~6일 동안은 탄수화물만 먹는 '카보로딩'을 하는 것입니다.

 

 

 

'저탄고지' 식이요법을 하게되면 도리어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변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단기간 체중 감량의 효과는 있겠지만 결국 더 슬픈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더라도 어떤 탄수화물을 어떻게 섭취하느냐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확연히 다릅니다. 설탕, 꿀, 초콜렛, 케이크 등의 단순당이 탄수화물 전체에 오명을 씌우고 있는 것입니다. 통곡물, 잡곡 등의 복합 탄수화물은 오히려 비만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식이섬유 등의 영양분이 풍부한 좋은 탄수화물은 적정량 섭취해주어야 합니다. 정제된 탄수화물인 흰쌀밥, 국수, 파스타, 빵 같은 당분 덩어리는 식욕 촉진제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장내 세균 이상층을 일으킵니다.

 

한민족의 조상은 곡물과 채소위주로 식사를 해왔기 때문에 우리도 이에 맞게 소화기관을 비롯한 대사 시스템이 발달되어 있습니다. 특히 장내 세균은 인종마다 다릅니다. 재미있는 예로 미국으로 건너간 일본인 이민자들이 서양인들과 동일한 식습관 패턴에 동일한 칼로리로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미국인보다 심장병, 동맥경화, 비만이 늘었다는 연구결과가 있었습니다.

 

어떤 음식이든 얼마나 먹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고단백 저칼로리 음식으로 알려진 연어도 많이 먹으면 살이 찝니다. 초콜릿 같은 경우도 먹는 양에 따라서 문제가 될 수 있고 몸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에 왕도는 없습니다. 가장 좋은 다이어트는 소량씩 골고루 먹되 가공되지 않은 음식, 첨가물이 적은 음식, 튀기거나 타지 않은 것, 짜거나 맵지 않은 신선한 음식을 먹는 것 뿐입니다.

비만의 원인은 결국 과식입니다. 이는 당 뿐아니라 단백질, 지방 등 모든 음식에 해당합니다. 먹고 배부른 것 뿐만아니라 배가 고프지 않을 때 먹는 것 또한 과식입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배가 고프지 않다면 전날 과식했다는 증거입니다.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서라면 탄수화물을 줄이기는 해야합니다. 하지만 그러기에 앞서 탄수화물에 대해 잘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탄수화물인지 생각보다 무지한 경우가 많습니다. 맹목적인 비난보다는 좋은 탄수화물에 입맛을 들이고 양을 줄여 다이어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 현명할 것입니다.

 


 


 


 


 

+ Recent posts